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국민연금 역시 영향을 받았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주식 투자 성과가 좋았지만,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의 평가액이 약 3개월 반 만에 182조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번 평가액 감소의 원인은 무엇인지,
국민연금의 운용 방식을 둘러싸고 어떤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지,
앞으로 증시는 어떻게 움직일지 살펴볼게요.
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182조 원 감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한 국내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6월 말 약 515조 9,293억 원에서 10월 15일 약 333조 5,330억 원으로 감소했어요.
약 3개월 반 만에 182조 3,963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감소율은 35.3%에 달해요.
국민연금의 해당 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며, 감소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어요.
앞서 국민연금은 4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약 189조 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한 셈이에요.
주식 평가액 증발 원인: 왜 이런 거야?
녹아내린 반도체 주가
이번 대규모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어요.
이 기간 SK하이닉스가 약 74조 원, 삼성전자가 약 56조 원 줄면서 두 종목이 전체 감소분의 71.8%를 차지했는데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탓이었어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고, AI 설비투자가 기대만큼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어요. 게다가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가파른 성장세도 국내 반도체 기업을 위협하고 있고요.
한국 증시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2~16일 코스피에서만 11조 2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어요.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78.8%에 달했는데요.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 총주식 중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은 45.98%로,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다고.
리밸런싱 전략도 실패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전략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와요.
국민연금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주식 비율을 줄여야 할 것 같아”라는 기조 아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조금씩 줄여왔는데요.
올해 1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의 상한선을 14.4%에서 14.9%로, 5월에는 20.8%까지 높여 잡았거든요.
원래는 목표 비중을 넘으면 넘는 만큼은 팔아야 하지만(=리밸런싱), 이를 지키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이어져요.
주식 평가액 증발 반응 (1): 정치권에서는 어떤 말이 나와?
정부의 개입이 문제였을까?
야당은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하고 있어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높인 것이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한 거예요.
또한 관련 회의록을 4년간 비공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며 공개를 요구했어요.
지난 19일에는 한 시민단체가 이재명 대통령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와 관련해 공수처에 고발했어요.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여전히 높다는 반박
반면 여당은 야당의 주장이 과도하다고 반박했어요.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았다면 매일 약 8,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해야 했고,
오히려 시장에 더 큰 하락 압력을 줬을 수 있다는 입장이에요.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한 7월 말 기준으로 수익률이 27% 수준이었다며,
주식 평가액 감소만으로 국민연금이 큰 손실을 본 것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감소, 내 노후자금은 괜찮을까?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에 노후자금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어요.
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지거나, 1990년대생부터는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국내 주식의 평가액 감소를 국민연금 전체의 운용 손실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요.
이번에 언급된 182조 원은 국민연금 전체 기금의 손실액이 아니라 일부 국내 상장주식의 평가액이 감소한 금액이기 때문이에요.
주식의 시장가치가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평가액이 줄었다고 해서 해당 금액만큼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에요.
따라서 이번 수치만으로 국민연금의 재정 상황이나 향후 연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기금이 소진되는 상황과 연금 지급 문제도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앞으로 증시는 회복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가 주가 회복에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어요.
향후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는 10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시장 상황, 미국·이란 간 휴전 논의, 11월 중순으로 거론되는 앤트로픽 상장 등이 꼽혀요.
다만 이러한 요인들이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해요.
한편 국민의힘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의혹 등을 포함한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에요.
관련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2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다시 조정할지도 관심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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