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살면서 주식투자로 돈을 불리겠다는 신혼부부
얼마 전 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다시 찾아온 신혼부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이 부부는 결혼자금으로 6억 원을 가지고 있었지만,
집을 매수하는 대신 전세자금대출 1억 5,000만 원을 받아 30평대 아파트 전세에 들어갔다.
당시 중개사는 같은 단지의 20평대 아파트를 11억 5,000만 원에 매수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부부는 전세로 몇 년 더 살면서 돈을 모은 뒤 더 좋은 동네에 집을 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때 매수를 권했던 아파트의 호가가 15억 원까지 올랐다.
물론 과거에 매수했으면 무조건 이익을 봤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집값이 상승한 상황에서 당시의 선택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전세를 빼고 월세로 옮긴 이유
그런데 이 신혼부부가 이번에는 월세집을 구하러 다시 찾아왔다.
이유를 물어보니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계획은 이랬다.
- 기존 전세보증금 7억 5,000만 원을 돌려받는다.
- 전세자금대출 1억 5,000만 원을 갚는다.
-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200만 원인 집으로 옮긴다.
- 남는 4억 원으로 주식투자를 한다.
주식투자로 자산을 빠르게 불려 내 집 마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계산상으로는 그럴듯해 보인다. 큰돈을 투자해 수익을 내면 집을 살 종잣돈을 더 빨리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큰 변수가 있다. 주식투자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수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식으로 돈을 벌면 좋겠지만, 손실이 나면?
4억 원을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면 내 집 마련에 가까워질 수 있다.
반대로 투자금이 30% 줄어든다면 1억 2,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4억 원이 2억 8,000만 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투자금까지 줄어들면 내 집 마련은 더 멀어질 수 있다.
게다가 이 부부는 월세로 매달 200만 원을 내야 한다. 연간 월세만 2,400만 원이다.
관리비와 이사 비용까지 고려하면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진다.
주식투자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질 수도 있다.
당장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손실이 나도 쉽게 매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주식투자가 반드시 실패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문제는 투자 성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거 안정성까지 낮추면서 큰돈을 투자한다는 데 있다.
내 집 마련과 주식투자, 무엇이 먼저일까?
중개사는 이 부부에게 주식투자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안을 다시 권했다고 한다.
집은 단순히 투자수익만을 위한 자산이 아니다. 직접 거주할 집을 마련하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물론 아파트 역시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대출이자와 취득 비용이 발생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 집 마련이 목표라면 주식으로 자산을 빠르게 불리는 전략이 정말 자신에게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몇 년 안에 집을 살 계획이라면 투자금이 하락했을 때도 매도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
목표 시점까지 회복하지 못해도 괜찮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재테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돈을 빨리 불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집값은 오르는 것 같고,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계속 들려온다.
그러다 보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조급함이 생긴다.
하지만 재테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남들이 빠르게 달린다고 해서 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속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주식투자로 자산을 크게 늘릴 수 있고, 누군가는 안정적으로 저축하고 집을 마련하는 방법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선택한 방법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다.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중간에 넘어지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내 집 마련도, 주식투자도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다.
눈앞의 수익에만 집중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목표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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